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노선이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피스메이커', 자신을 '페이스메이커'로 규정하며 한미 공조 틀 안에서 북미 대화를 지원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이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북정책을 관할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라 피스메이커 입장을 연일 내놓고 있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통일부는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주한 미국대사관과의 협의를 내년 초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다이야기부활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19일 이 대통령에 대한 2026년도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협의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와 통일부는 대북정책을 놓고 이견을 노출한 뒤 차관급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겉으로 보면 갈등 봉합 국면에 접어든 것 같았지만 '자주파·동맹파' 간 노선 갈등이 완전히 잦아들지는 릴짱 않아 보인다.
갈등이 수면 위에 떠오른 계기는 최근 통일부의 한미 대북정책 협의체 불참이었다. 정 장관이 외교부 주도의 한미 협의가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진보 정부 출신 전직 통일부 장관 6명(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김연철·이인영 등)까지 "제 릴게임모바일 2의 한미 워킹그룹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내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었다.
정 장관은 이후에도 '자주파' 색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북제재와 인권 압박이 대북 협상력을 높이지 않는다"며 미국의 '압도적 우위' 접근법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시행된 5·24 조치에 대해 바다이야기꽁머니 서도 "사문화된 조치"라며 해제 필요성을 거론했다.
더구나 대북제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엔 안보리가 직접 다루는 의제이기도 하고, 주변국과의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정 장관은 서울-평양-베이징 철도 건설, 남·북·중 원산 환승관광, 북한 광물 수출과 인도적 물자 수입 허용 등의 교류협력 사업도 추 릴박스 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구애'의 손짓에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를 건너뛰고 추진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정 장관 말대로 대북제재가 무력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재를 해제할 경우 북한의 핵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문제도 있다.
정 장관이 "제재를 24번을 한들, 26번을 한들 무슨 실효가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이같은 대북제재의 성격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정 장관도 한미 공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교부가 미 국무부·국방부·주한미대사관 등 트럼프 행정부와 전방위 소통에 나서는 것과 달리, 통일부는 미국 정부 내에 통일부에 대응하는 부처가 마땅치 않아 구조적으로 접촉 창구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외교·안보 라인에서는 정 장관의 행보가 결과적으로 정부 내 불협화음만 키운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일부가 '외교부 패싱'을 선언하더라도, 북핵과 제재 문제는 유엔과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일부는 미국 정부 내에 직접 대응하는 부처가 없어 접촉 창구가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통일부와 외교부는 차관급 월례 협의로 정보 공유를 정례화하기로 했지만, 정 장관의 독자적 메시지가 계속 이어질 경우 대미·대북 신호 혼선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여권의 '지원 사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한반도 평화 전략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여기에는 자주파의 핵심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도 합류한다. 당 차원에서 정 장관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은 자주파 주도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