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년간 국회에서 표류해 온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 도입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사경과 관련해 “필요한 만큼 지정하라”고 지시하면서다. 그러나 의료계가 형사 권력의 남용 가능성과 의료 자율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하며 정부·국회와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을 분위기다.

2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 골드몽사이트 면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언급하며 건보공단에 특사경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감독원도 민간 기관인데 특사경 권한을 줬다”며 “건강보험 수가 조정, 재정 확보를 위해선 이상한 돈 빼 먹는 사람을 단속해야 한다”고 짚었다. 건보공단이 40~50명 규모의 릴게임하는법 특사경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 데에 대해선 비서실에 “조사하는 데 뭐 문제가 있겠나. 해결해 주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개원·폐업 반복하는 사무장병원…징수율 7.18%
사무장병원 또는 면허대여약국으로 불리는 불법개설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이나 약사를 고용해 개설·운영 중인 기관을 말한다.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사무장병원은 이익 극대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한다. 환자 치료는 뒷전이고 항생제, 수면제 등 불필요한 의약품을 과다 처방받도록 유도하는 등 의약품 오남용 문제도 심각하다. 불법 증개축으로 몸집을 불리며 소방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환자의 안전마저 위협한다.
대표적인 사무장병원 사례로는 지난 2018년 바다이야기비밀코드 1월 47명이 숨지고 145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 192명을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있다. 수술실과 물리치료실을 병상으로 바꿔 과밀 운영하던 이 병원은 경찰 조사로 사무장병원으로 밝혀졌고, 병원 이사장은 의료법 위반과 사기, 횡령 혐의로 징역 8년을 받았다.
설령 적발했다고 해도 관련 수사가 장기화하는 동안 사무장병원 운영자는 쿨사이다릴게임 개원과 폐업을 반복하며 재산 등을 은닉함으로써 범죄수익 환수율은 극히 저조하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요양급여 부정 수급이 적발돼 환수 조치된 불법개설기관은 329곳으로, 환수 금액만 1조2260억원에 이르지만 징수율은 7.18%에 그쳤다.
건보공단은 수사기관이 불법개설 혐의를 확인하면 해당 기관에서 청구한 진료비 지급을 보류하고 나머지 금액을 환수하고 있지만, 강제 수사권이 없어 매번 경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사 주체인 경찰은 제한된 인력으로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장기간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하는 불법개설기관 수사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는 사이 이혼한 배우자에게 고급 주택을 매매하게 하거나, 토지를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 불법개설기관들의 재산 은닉 방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불법개설기관으로 의심돼 수사 중 폐업한 기관은 1404곳에 달한다. 건보공단은 특사경이 도입되면 평균 11개월에 달하는 수사 기간이 약 3개월로 줄어들고, 2000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의료계 반발 확산…“과도한 공권력 확대”

문제는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다. 이 대통령의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주문 이후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는 국회 앞 1인 시위에 돌입하는 등 제도 추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좌훈정 의협 부회장은 지난 18일 “사후가 아닌 사전 개설 단계부터 사무장병원을 걸러낼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의협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요양급여 부당 청구 문제는 사무장병원 불법개설과는 별개의 사안이며, 현행 공단의 심사·사후관리 체계만으로도 충분히 적발과 환수를 할 수 있다”며 “이를 이유로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과도한 공권력 확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이미 복지부 특사경과 경찰 전담수사팀, 지자체 사법경찰단 등 수사 체계가 갖춰져 있어 중복 수사와 권한 남용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건보공단에 수사권까지 부여될 경우 의료기관이 권력적 종속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의료인의 진료 위축과 방어 진료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등 서울지역 3개 의료단체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건보공단은 의료기관과 요양급여 계약 관계에 있고, 강제지정계약제와 임의조사권 등 이미 우월적 지위를 가졌다”며 “이런 기관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는 헌법상 기본권, 권한 남용 가능성, 기존 수사 체계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정책적 목표에는 공감하나, 법과 원칙에 있어서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지부진한 국회 논의…논의 속도 붙나
의료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지만, 이 대통령의 직접 지시와 반복되는 사무장병원 문제, 건강보험 재정 누수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맞물리며 국회의 특사경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지난 20대, 21대 국회에 연이어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여러 현안에 밀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속 가능한 건보 재정 확보 차원에서라도 특사경 도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체계로의 전환’을 국정 과제로 내세우며 건보 재정 안정화를 위해 사무장병원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특사경 권한이 과도하게 행사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정해진 법령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범위에서만 부당 청구 여부 등을 살펴보고 불법 사무장병원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