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기도 항일 유적들에 새겨진 ‘항일의 기억, 광복의 기쁨’
1919년 3월1일 서울 만세운동 장날 ‘거사’ 확산
안성 만세고개·화성 발안만세시장 등 독립 함성
상하이 임정 발행 독립신문 마을 배포 독려 노력
일제 말·노래·옷 등 문화 말살에도 꿋꿋이 버텨
전쟁물자 수탈·강제동원 가속화 아픔 고스란히
道, 올해 안중근 의사 미반환 유묵 반환 프로젝트
‘장탄일성 선조일본’ 영구 귀환 성공 ‘독립’ 협상중
20일부 바다이야기2 터 특별전 첫 일반 공개 발굴경위 포럼도







/클립아트코리아



근대문화유산은 그간 전통문화유산에 비해 의미와 가치를 바다신릴게임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격동의 시기, 그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근대문화유산들은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고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빚어냈다. 각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조명하고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뜨거웠던 저항의 숨결이 깃든 경기도내 항일 유적들을 ‘순례’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했던 것은 어느 릴게임종류 특출난 위인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만세를 외치고, 먹물을 뿌려도 흰 옷을 고집하며, 우리 말을 잊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노래했던 수많은 민초들은 모두가 영웅이었다. 비록 한 명 한 명의 이름 석자는 전해지지 못해도, 그들의 숭고한 혼은 지역 항일 유적들에 남아 고장의 자부심이 됐다.

■ 지역 항일 쿨사이다릴게임 유적에 남은 민초들의 ‘항일의 혼’



안성 만세고개. /경인일보DB


1919년 3월 경기도엔 시종일관 더운 바람이 불었다. 그해 3월 1일, 독립을 염원하는 만세 운동이 서울에서 불붙자 같은 날 수원에서 횃불 시위를 릴게임몰메가 벌인 게 시작점이었다. 경기 남북을 가리지 않고 장이 열려 인파가 몰리는 날이 ‘거사’일이 됐다. 누군가의 부르짖음이 수천명의 함성으로 번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중심엔 마음 속에 항일의 혼을 불태우던 민초들이 있었다. 이들이 일으킨 항일의 바람은 안성 만세고개에, 화성 발안만세시장과 제암리 3·1 운동 순국 유적에, 김포 오라니장터에, 각 지역 3·1운동 기념탑과 기념비 등에 여전히 불고 있다.
그 뒤엔 저항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애쓴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1919년 3월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일었던 만세 운동은 조국 독립의 의지를 지역으로, 마을 곳곳으로 확산시킨 계기로도 작용했는데, 당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발행하던 독립신문을 마을에 배포하며 항일 운동 상황을 꾸준히 알리며 국민들이 독립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다지게끔 독려했다. 수원지역의 경우 삼일학교 내 아담스기념관 등에서 비밀결사단체 구국민단이 독립신문 배포를 비롯한 항일 운동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원시 팔달구 삼일중학교 내 아담스 기념관. /경인일보DB


시간이 지날수록 일제는 말을, 노래를, 급기야 옷을 앗아가며 문화를 말살해갔다. 그러나 짓밟고, 짓밟아도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민족운동가들은 부지런히 우리 말로 잡지를 만들고, 동화를 쓰며, 노래집을 펴냈다. 어린이들은 동화를 보며 웃고, 어른들은 역사적 위인들과 고향의 풍경을 노래했다. 흰 옷 대신 색 있는 옷을 입으라는 깃발이 내걸려도 꿋꿋이 흰 옷을 고집했다.
전쟁 물자와 인력을 조달하기 위한 일제의 수탈, 강제 동원 등도 가속화됐다. 민초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졌다는 뜻이다. 여전히 경기도 곳곳엔 일제 수탈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안양 옛 서이면사무소에 남은 식량 배급 통장, 지역 근로보국단에 내려보낸 출동 문서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도에 철도 시대를 연 그 옛날 노선들도 시작은 소금이며 곡식들을 일본으로 보다 빠르게 수송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수인선·수여선 등이 협궤 노선으로 개설된 것도 여객 수송이 아닌, 물자 수송이 주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배와 침탈이 무려 35년간 지속됐음에도 끝내 광복의 봄을 맞을 수 있던 것은 항일의 불꽃을 단 한 번도 꺼뜨리지 않았던 모든 민초들의 힘이었다. 올해 80번째 광복의 빛을 만끽할 수 있던 것도 여전히 위기의 순간마다 작은 부르짖음을 큰 함성으로 바꿔낸 민초들의 힘 덕분이다.



옛 서이면사무소는 안양시에 현존하는 유일한 옛 관청 건물로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당시 지방행정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경인일보DB


■ 유묵으로 되새기는 안중근 정신…20일 ‘장탄일성 선조일본’ 첫 공개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경기도는 안중근 의사의 미반환 유묵 2개를 국내에 가져오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개 중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을 국내로 영구 귀환시키는데 성공했다. 나머지 1개는 ‘독립(獨立)’이다. 현재 반환을 위해 협상 중인데, 도는 두 유묵의 안정적인 국내 귀환을 위해 자체 예산 35억원에 크라우드펀딩으로 모두 5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안 의사가 생전에 남긴 유묵은 200여점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곳곳에도 안 의사 유묵이 있다.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자유를 억압하고 폭력을 일삼는 체제는 사라져야 함을 굳건히 외치던, 이로써 동양에 평화의 시대가 열려야 함을 강조하던 한 청년의 숭고함이 글자 한 획 한 획에, 무명지 끊긴 손 도장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
굳건한 사상과 올곧은 삶의 태도가 ‘욕보동양 선개정략 시과실기 추회하급(欲保東洋 先改政略 時過失機 追悔何及·동양을 보존하려면 먼저 정략을 바꿔야 한다. 때가 지나고 기회를 놓치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서 근심이 생긴다)’,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 백만냥도 자식 하나 가르침만 못하다)’ 등 경기도 곳곳에 보관돼 있는 그의 유묵에 남았다. 안 의사의 유묵은 그 자체로 지역과 각 소장 기관에는 큰 자부심을, 이를 바라보는 후손들에겐 큰 울림을 가져다준다.



용인시 수지구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안중근 의사 유묵 복제품을 바라보고 있다. /경인일보DB


도는 오는 20일부터 안 의사 유묵들에 대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반환된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처음으로 일반 도민들에 공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시에 지난 2000년 ‘장탄일성 선조일본’의 존재를 일본에서 처음으로 인지한 김광만 윤봉길의사기념센터장이 발굴 경위와 소장 내력을 설명하는 등 ‘안중근 통일 평화 포럼’이 진행될 예정이다.
근대문화유산은 그 시절, 이 지역에서 숨 쉬던 이들의 치열했던 삶을 담고 있다. 엄혹했던 시기 속, 총칼에도 굴하지 않던 수많은 이들의 숨결이 오늘도 지역 항일 유적들에 깃들어있다. 항일의 기억과 광복의 기쁨 모두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 항일 유적들은 그래서 더 뜻깊다.
■ ‘항일의 기억 광복의 기쁨’ 독자 이벤트
정답 : 장탄일성 선조일본
※ 참여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정답을 맞히신 분들을 추첨해 소정의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강기정 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