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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배달노동자. 메이퇀 누리집 갈무리
서른 살 여성 아란은 그래픽디자이너다.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지만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똑같은 일만 하는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아란은 과감하게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둔 아란이 향한 곳은 윈난성 다리(大理). 다리는 냉혹한 정글과 같은 대도시 직장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한번쯤 꿈꿔보는 이상향이다. 다리에 정착한 아란이 새롭게 시작한 일은 메이퇀(美团·중국에서 가장 큰 배달 플랫폼) 배달라이더. 아란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노란색 메이퇀 배달라 바다이야기사이트 이더 복장과 헬멧을 갖춘 뒤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시작한다.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인 이른 오전, 아란은 벌써 30건의 배달을 끝내서 다른 남성 배달노동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배달라이더로 일하며 “풍경 즐기라”는 다큐
아란은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가다가 중간중간 멈춰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여행 릴짱릴게임 객들과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어슬렁거리는 동네 강아지들과 잠시 놀기도 한다. 아란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디지털 유목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아란은 배달라이더를 하며 3개월 만에 번 돈으로 약 1만4천위안(약 300만원) 하는 일본산 유명 카메라를 산다. 카메라가 생기자 아란은 배달을 가면서 만나는 온갖 풍경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란은 그 야마토연타 사진들을 모아서 ‘배달 상자에 담긴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개인 사진전을 열었다. 배달라이더라는 새로운 일은 아란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한편으로 매일 다른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것을 카메라에 담아 전시회도 열게 해준 ‘환상적인’ 직업이 됐다. 아란은 배달라이더로 일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인생이 차츰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비로소 깨달았 사이다쿨접속방법 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답”이었다고.
이 이야기는 2025년 11월28일, 시시티브이(CCTV·중국중앙텔레비전) 뉴스 시간에 방영된 공익 다큐멘터리 내용이다. 총분량이 3분이 채 안 되는 초미니 다큐다. ‘길 위의 새로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는 CCTV와 메이퇀이 공동 제작했다. 방영된 다큐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혔 골드몽릴게임릴게임 다. 다리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 가득 펼쳐지고 미모의 젊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다큐를 본 순간, 나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주인공 여성처럼 (젊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당장 다리로 떠나 배달라이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졌다. 신세대 디지털 유목민처럼 돈도 벌고(심지어 석 달 만에 고가 카메라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여행하듯 꿈꾸던 삶을 살 수 있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뜻밖(?)이었다.
현실과 다른 성공 미담에 공분한 청년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다큐에 대한 거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황당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의 관련 댓글들은 대부분 “(배달라이더의) 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미화한다”는 성토로 가득 찼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들도 분노에 찬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풍경 구경할 시간이 어딨냐! 저 다큐에 등장하는 (배달라이더의) 낭만적인 생활은 완전히 조작된 허구”라고 직격했다. 온라인에서도 각종 풍자와 조롱 밈이 나돌았다.
“3개월 배달노동 해서 고급 카메라를 살 수 있다고 하면, 3년 배달노동자 하면 집도 살 수 있다는 거냐?!” “배달일은 풍경을 보기 위해서 하고, 벽돌 나르는 일은 신체 단련을 위해서 하고, 농사일은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하고, 목을 매는 것(자살)은 그네를 타기 위해서 한다.” 그중 중국 유명 작가 왕숴가 했다는 말이 온라인에서 회자하며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하고 교활하며 악랄한 찬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역경을 이용해 밑바닥 계층을 기만하는 성공 미담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분노는 더 극에 달았다. 그들은 이 다큐가 전형적으로 약자의 고통을 성공 미담으로 둔갑시켜 현실의 착취 구조를 은폐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내 몇몇 주류 언론도 이 다큐를 두고 ‘대가리 꽃밭’ 같은, 심각하게 현실 인식이 결여된 작품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영상 공개 뒤 곧바로 비난과 조롱, 비판이 쏟아지자 당황한 CCTV는 영상을 삭제했다.
누리꾼 분노에 자취 감춘 ‘영웅 미담’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가 올린 배달라이더 관련 짧은 영상도 대중의 공분을 샀다.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 배달라이더가 비가 내려 미끄러운 도로를 목발에 의지해 힘들게 배달하러 가는 동영상이었다. 그리고 화면 맨 위로 ‘풍경’(scenery)이라는 단어가 떴다. 이 영상은 인민일보가 자신들의 동영상 계정으로 전국 각지 배달라이더들의 노동 미담 사례들을 발굴해 주기적으로 내보낸 ‘영웅 미담 사례’ 중 하나였다.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지만 비가 오는 험한 날씨에도 배달라이더라는 ‘영광스러운’ 노동을 통해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나아가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아름다운 노동 ‘풍경’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화면 가득 깔린 ‘풍경’이라는 단어에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처우를 개선하라는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이야말로 중국 사회의 암울한 풍경”이라고 비판했다. 이 동영상도 아무런 설명 없이 며칠 뒤 자취를 감췄다.
중국 칭다오의 한 쇼핑몰에서 배달 라이더가 잠시 쉬고 있다. 한겨레 자료
“아빠, (취직해서) 출근하고 싶어. 더는 컨라오(啃老·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독립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하기 싫어.”
“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살아.”
“싫어. 나 출근하고 싶어.”
“그깟 월급 3천위안(약 63만원) 받아서 어떻게 살려고! 계산해봐. 월세 최소 1천위안(약 21만원), 월 식비 약 2천위안(약 42만원), 각종 잡비 합해서 월 약 1천위안 하면 남는 게 뭐가 있어? 그거밖에 안 쓰겠어? 아빠가 또 매달 너 부족한 생활비 2천위안 정도 더 보태야 할 거 아냐! 그냥 집에 얹혀서 가만히 먹고 자는 게 도와주는 거야. 출근은 무슨 얼어 죽을!”
“….”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과 각종 소셜미디어 등에서 대유행하고 있는 ‘월급 3천위안’ 밈이다. 인민일보와 CCTV 등 주류 관방매체에서 배달라이더 등의 노동 미담과 성공담을 널리 선전하는 것과 달리,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조롱이라도 하듯 ‘월급 3천위안’으로 대표되는 냉소적인 동영상과 밈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중-미 관계,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 등 굵직한 국내·국제 정치 사안과 관련한 보도나 영상 말미의 각종 댓글창에도 “국가 대사가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인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댓글이 유행처럼 따라붙고 있다.
‘월급 3천위안’ 세대와 동떨어진 대국굴기론
원래 이 ‘월급 3천위안’ 밈은 국내외 굵직한 정세 관련 보도에 항상 ‘애국 댓글’을 달던 이른바 ‘분홍’(다소 맹목적인 애국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중국 인터넷 용어)들을 풍자하거나 비판할 때 쓰이던 것이다.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에 중국이 대국으로 굴기하고 있다고 열광하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비꼬는 식이었다. 월급 3천위안은 실제 받는 임금이 3천위안이라기보다는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임금 수준을 비유하는 액수다. 그러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고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임금과 구매력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지면서 ‘월급 3천위안’ 밈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애국주의 및 대국굴기론 등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가볍게 조롱하던 밈이 경제 불황기를 맞아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에 먹고사는 생존 문제가 더 중요한데 국가 대사가 나와 뭔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현실에 비관적이고 냉소적 밈으로 확장·발전했다.
CCTV와 인민일보 등에서 배달라이더의 노동 미담 관련한 영상과 기사들을 내보낼 때도 그 밑에 달린 댓글 중 상당수는 “당신들이 아무리 눙치고 미화한다고 해도 현실은 월급 3천위안 받는 고달픈 생활”이라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전쟁을 할 때나 주요 외교 현안 및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등의 국내외 정세 관련 주요 보도 기사들에도 “그게 월급 3천위안 받는 나와 무슨 상관?”이라는 냉소적인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면서 양국 외교가 최악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수많은 누리꾼이 “그게 월급 3천위안 받는 나와 무슨 상관?”이라는 댓글을 달자, 관방 및 주류 매체에서도 이를 경계하고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5년 들어 인터넷에서 대유행하는 밈으로 정착하자 관련 당국도 이를 ‘정치적 밈’으로 경계하는 태도가 역력해졌다.
이는 최근 관방매체를 중심으로 대만의 유명 작가이자 전직 문화부 장관을 지낸 룽잉타이가 2010년 베이징대학 강연에서 했던 발언을 다시 소환하며 이를 ‘월급 3천위안’ 밈과 연계해 대대적으로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 등을 게재하는 분위기에서도 읽을 수 있다. 당시 룽잉타이는 강연에서 “누가 ‘강대국의 부상’(大国崛起)에 관심을 갖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명의 척도다. 즉 그 강대국이 자국의 약자와 소수자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그리고 의견이 다른 반대자를 어떻게 포용하는지, 이것이야말로 내가 관심 갖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룽잉타이의 이 발언은 나중에 중국에서 “대국굴기보다는 소민(보통사람) 존엄이 더 중요하다”로 요약돼 회자했다. 중국 관방 및 주류 매체는 최근 이 발언을 다시 비판하면서 ‘월급 3천위안’ 밈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라며 위험하고 불순한 의도가 있는 ‘정치적 밈’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또 어떤 댓글을 달았을까? “월급 3천위안을 받고도 존엄한 삶을 살게 해준다면, 당신들이 설득하지 않아도 스스로 국가 대사를 걱정한다.” “월급 3천위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부터 구해준 뒤 우리에게 국가 대사를 걱정하라고 말해라!”
윈난 다리에서 배달라이더로 ‘성공해서’ 자신의 꿈을 이룬 아란은 지금도 여전히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중간에 멈춰서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찍고 있을까? 그 이야기는 다 “대본에 따라 연기했을 뿐”이라고, 아란 역을 맡은 무명의 신인 배우가 말했다.
베이징(중국)=박현숙 자유기고가
*박현숙의 북경만보: 베이징에 거주하는 박현숙씨가 중국의 숨은 또는 드러나지 않은 기억과 사고를 읽는 연재입니다.
서른 살 여성 아란은 그래픽디자이너다.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지만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똑같은 일만 하는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아란은 과감하게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둔 아란이 향한 곳은 윈난성 다리(大理). 다리는 냉혹한 정글과 같은 대도시 직장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한번쯤 꿈꿔보는 이상향이다. 다리에 정착한 아란이 새롭게 시작한 일은 메이퇀(美团·중국에서 가장 큰 배달 플랫폼) 배달라이더. 아란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노란색 메이퇀 배달라 바다이야기사이트 이더 복장과 헬멧을 갖춘 뒤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시작한다.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인 이른 오전, 아란은 벌써 30건의 배달을 끝내서 다른 남성 배달노동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배달라이더로 일하며 “풍경 즐기라”는 다큐
아란은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가다가 중간중간 멈춰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여행 릴짱릴게임 객들과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어슬렁거리는 동네 강아지들과 잠시 놀기도 한다. 아란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디지털 유목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아란은 배달라이더를 하며 3개월 만에 번 돈으로 약 1만4천위안(약 300만원) 하는 일본산 유명 카메라를 산다. 카메라가 생기자 아란은 배달을 가면서 만나는 온갖 풍경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란은 그 야마토연타 사진들을 모아서 ‘배달 상자에 담긴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개인 사진전을 열었다. 배달라이더라는 새로운 일은 아란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한편으로 매일 다른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것을 카메라에 담아 전시회도 열게 해준 ‘환상적인’ 직업이 됐다. 아란은 배달라이더로 일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인생이 차츰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비로소 깨달았 사이다쿨접속방법 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답”이었다고.
이 이야기는 2025년 11월28일, 시시티브이(CCTV·중국중앙텔레비전) 뉴스 시간에 방영된 공익 다큐멘터리 내용이다. 총분량이 3분이 채 안 되는 초미니 다큐다. ‘길 위의 새로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는 CCTV와 메이퇀이 공동 제작했다. 방영된 다큐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혔 골드몽릴게임릴게임 다. 다리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 가득 펼쳐지고 미모의 젊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다큐를 본 순간, 나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주인공 여성처럼 (젊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당장 다리로 떠나 배달라이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졌다. 신세대 디지털 유목민처럼 돈도 벌고(심지어 석 달 만에 고가 카메라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여행하듯 꿈꾸던 삶을 살 수 있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뜻밖(?)이었다.
현실과 다른 성공 미담에 공분한 청년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다큐에 대한 거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황당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의 관련 댓글들은 대부분 “(배달라이더의) 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미화한다”는 성토로 가득 찼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들도 분노에 찬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풍경 구경할 시간이 어딨냐! 저 다큐에 등장하는 (배달라이더의) 낭만적인 생활은 완전히 조작된 허구”라고 직격했다. 온라인에서도 각종 풍자와 조롱 밈이 나돌았다.
“3개월 배달노동 해서 고급 카메라를 살 수 있다고 하면, 3년 배달노동자 하면 집도 살 수 있다는 거냐?!” “배달일은 풍경을 보기 위해서 하고, 벽돌 나르는 일은 신체 단련을 위해서 하고, 농사일은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하고, 목을 매는 것(자살)은 그네를 타기 위해서 한다.” 그중 중국 유명 작가 왕숴가 했다는 말이 온라인에서 회자하며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하고 교활하며 악랄한 찬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역경을 이용해 밑바닥 계층을 기만하는 성공 미담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분노는 더 극에 달았다. 그들은 이 다큐가 전형적으로 약자의 고통을 성공 미담으로 둔갑시켜 현실의 착취 구조를 은폐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내 몇몇 주류 언론도 이 다큐를 두고 ‘대가리 꽃밭’ 같은, 심각하게 현실 인식이 결여된 작품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영상 공개 뒤 곧바로 비난과 조롱, 비판이 쏟아지자 당황한 CCTV는 영상을 삭제했다.
누리꾼 분노에 자취 감춘 ‘영웅 미담’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가 올린 배달라이더 관련 짧은 영상도 대중의 공분을 샀다.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 배달라이더가 비가 내려 미끄러운 도로를 목발에 의지해 힘들게 배달하러 가는 동영상이었다. 그리고 화면 맨 위로 ‘풍경’(scenery)이라는 단어가 떴다. 이 영상은 인민일보가 자신들의 동영상 계정으로 전국 각지 배달라이더들의 노동 미담 사례들을 발굴해 주기적으로 내보낸 ‘영웅 미담 사례’ 중 하나였다.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지만 비가 오는 험한 날씨에도 배달라이더라는 ‘영광스러운’ 노동을 통해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나아가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아름다운 노동 ‘풍경’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화면 가득 깔린 ‘풍경’이라는 단어에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처우를 개선하라는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이야말로 중국 사회의 암울한 풍경”이라고 비판했다. 이 동영상도 아무런 설명 없이 며칠 뒤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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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취직해서) 출근하고 싶어. 더는 컨라오(啃老·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독립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하기 싫어.”
“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살아.”
“싫어. 나 출근하고 싶어.”
“그깟 월급 3천위안(약 63만원) 받아서 어떻게 살려고! 계산해봐. 월세 최소 1천위안(약 21만원), 월 식비 약 2천위안(약 42만원), 각종 잡비 합해서 월 약 1천위안 하면 남는 게 뭐가 있어? 그거밖에 안 쓰겠어? 아빠가 또 매달 너 부족한 생활비 2천위안 정도 더 보태야 할 거 아냐! 그냥 집에 얹혀서 가만히 먹고 자는 게 도와주는 거야. 출근은 무슨 얼어 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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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과 각종 소셜미디어 등에서 대유행하고 있는 ‘월급 3천위안’ 밈이다. 인민일보와 CCTV 등 주류 관방매체에서 배달라이더 등의 노동 미담과 성공담을 널리 선전하는 것과 달리,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조롱이라도 하듯 ‘월급 3천위안’으로 대표되는 냉소적인 동영상과 밈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중-미 관계,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 등 굵직한 국내·국제 정치 사안과 관련한 보도나 영상 말미의 각종 댓글창에도 “국가 대사가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인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댓글이 유행처럼 따라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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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월급 3천위안’ 밈은 국내외 굵직한 정세 관련 보도에 항상 ‘애국 댓글’을 달던 이른바 ‘분홍’(다소 맹목적인 애국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중국 인터넷 용어)들을 풍자하거나 비판할 때 쓰이던 것이다.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에 중국이 대국으로 굴기하고 있다고 열광하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비꼬는 식이었다. 월급 3천위안은 실제 받는 임금이 3천위안이라기보다는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임금 수준을 비유하는 액수다. 그러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고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임금과 구매력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지면서 ‘월급 3천위안’ 밈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애국주의 및 대국굴기론 등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가볍게 조롱하던 밈이 경제 불황기를 맞아 “월급 3천위안 받는 주제에 먹고사는 생존 문제가 더 중요한데 국가 대사가 나와 뭔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현실에 비관적이고 냉소적 밈으로 확장·발전했다.
CCTV와 인민일보 등에서 배달라이더의 노동 미담 관련한 영상과 기사들을 내보낼 때도 그 밑에 달린 댓글 중 상당수는 “당신들이 아무리 눙치고 미화한다고 해도 현실은 월급 3천위안 받는 고달픈 생활”이라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전쟁을 할 때나 주요 외교 현안 및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등의 국내외 정세 관련 주요 보도 기사들에도 “그게 월급 3천위안 받는 나와 무슨 상관?”이라는 냉소적인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특히 최근에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면서 양국 외교가 최악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수많은 누리꾼이 “그게 월급 3천위안 받는 나와 무슨 상관?”이라는 댓글을 달자, 관방 및 주류 매체에서도 이를 경계하고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5년 들어 인터넷에서 대유행하는 밈으로 정착하자 관련 당국도 이를 ‘정치적 밈’으로 경계하는 태도가 역력해졌다.
이는 최근 관방매체를 중심으로 대만의 유명 작가이자 전직 문화부 장관을 지낸 룽잉타이가 2010년 베이징대학 강연에서 했던 발언을 다시 소환하며 이를 ‘월급 3천위안’ 밈과 연계해 대대적으로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 등을 게재하는 분위기에서도 읽을 수 있다. 당시 룽잉타이는 강연에서 “누가 ‘강대국의 부상’(大国崛起)에 관심을 갖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명의 척도다. 즉 그 강대국이 자국의 약자와 소수자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그리고 의견이 다른 반대자를 어떻게 포용하는지, 이것이야말로 내가 관심 갖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룽잉타이의 이 발언은 나중에 중국에서 “대국굴기보다는 소민(보통사람) 존엄이 더 중요하다”로 요약돼 회자했다. 중국 관방 및 주류 매체는 최근 이 발언을 다시 비판하면서 ‘월급 3천위안’ 밈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라며 위험하고 불순한 의도가 있는 ‘정치적 밈’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또 어떤 댓글을 달았을까? “월급 3천위안을 받고도 존엄한 삶을 살게 해준다면, 당신들이 설득하지 않아도 스스로 국가 대사를 걱정한다.” “월급 3천위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부터 구해준 뒤 우리에게 국가 대사를 걱정하라고 말해라!”
윈난 다리에서 배달라이더로 ‘성공해서’ 자신의 꿈을 이룬 아란은 지금도 여전히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중간에 멈춰서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찍고 있을까? 그 이야기는 다 “대본에 따라 연기했을 뿐”이라고, 아란 역을 맡은 무명의 신인 배우가 말했다.
베이징(중국)=박현숙 자유기고가
*박현숙의 북경만보: 베이징에 거주하는 박현숙씨가 중국의 숨은 또는 드러나지 않은 기억과 사고를 읽는 연재입니다.






